보기 드문 명작을 만나다 - 셔터 아일랜드(Shutter Island)
최근 스릴러에 굉장히 빠져있다.
사실 텍스트 중독자인 나는 영화보다는 책을 선호해서 최근 1년여 간 구입한 스릴러/추리 소설이 책장을 도배하고 있다. (참고로 어제도 결국 한권 더 구입했다.)
원래대로라면 어제 나이트 M.샤말란의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갈 예정이었는데, 일정이 자꾸 꼬이는 바람에 그냥 셔터아일랜드를 집보다 좋은 사운드 시설에서 보기로 결정했다.
영화 광고는 서점에서 보았었으나 막상 영화관에서 보지 못했다. 원작 소설을 보려했으나 구입을 하지 못했다. -_-; 최근 이 영화를 다시 소개해준 것은 혼자 요즘 열심히 평을 올리고 있는 하테나 덕분이다. 아, 영화를 보고 난 후에 간단히 하는 이야기인데, 왠지 영화 보고나니 소설이 보고 싶지 않아졌다.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보스턴 셔터아일랜드의 정신병원에서 환자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연방보안관 테디 다니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수사를 위해 동료 척(마크 러팔로)과 함께 셔터아일랜드로 향한다. 셔터 아일랜드에 위치한 이 병원은 중범죄를 저지른 정신병자를 격리하는 병동으로 탈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자식 셋을 죽인 혐의를 받고 있는 여인이 이상한 쪽지만을 남긴 채 감쪽같이 사라지고, 테디는 수사를 위해 의사, 간호사, 병원관계자 등을 심문하지만 모두 입이라도 맞춘 듯 꾸며낸 듯 한 말들만 하고, 수사는 전혀 진척되지 않는다. 설상가상 폭풍이 불어 닥쳐 테디와 척은 섬에 고립되게 되고, 그들에게 점점 괴이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배경은 미국 1950년대.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한 영화답게 장면은 우울하고 음악은 때로 음산하다.
영화의 초반부터 곳곳에 깔리는 복선들. 사실 추리소설이나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복선을 놓치지 않으려고 굉장히 집중해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 복선을 모두 따라가다 보면 이야기가 점점 더 아리송해짐을 느낄 수 있다.
대사를 듣는 동안 ‘얼래-_-? 저게 아니지 않았어?’라는 질문이 종종 튀어나오기 때문.
그 뿌려진 모든 퍼즐은 주인공 테디가 등대의 맨 윗 층 방을 열면서 최종적으로 모두 끼워 맞춰진다.
무언가 스토리의 언급 없이 이 영화의 반전을 이야기 하자면 뭐랄까…
최근 집중해서 읽고 있는 ‘서술 트릭’ 소설이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소설에서 주인공의 시점이나 작가의 서술을 따라가다가 한 방 먹듯이,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 테디의 시점을 따라가는 것 자체가 감독의 트릭인 것이다.
보여 지는 것만을 따라가는 것의 함정이랄까.
나는 이 의외성에 요즘 반해 서술트릭 소설에 꽤 열광하고 있다.
(서술 트릭의 대표적 작품으로 꼽히는 소설은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원죄자’가 있고, 19금 딱지가 붙은 ‘살육에 이르는 병’도 서술 트릭의 손꼽히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 퍼즐조각이 던져지면서 모두 끼워 맞춰짐과 동시에 던져지는 정돈된 대사들은
초반의 어수선함과 아리송함을 한꺼번에 해결해준다. 깔끔한 마무리 대사와 더불어 명작 영화로 손꼽게 만든 영화.
두고두고 볼 수 있는 영화로 손꼽아 주고 싶다.
밑에는…아쉬워서 적는 스포일러 100% 명대사.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 내용적인 면에서 스포일러 당하고 싶지 않으신 분 절대 클릭하시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