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찾아서/가우초의 영화이야기

적벽대전은 3편짜리 영화가 아니다.

가우초 2009. 1. 26. 18:36


사실 적벽대전 1편이 작년에 등장했을 때 총 3편짜리 영화라는 소문이 매우 무성했기 때문에 별로 보고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대충 적벽대전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해전이 이루어지기 전에 끝나버린다는 이야기도 역시 영화를 보지 않게 만드는 요인이었죠. 대충 3편의 영화라고 가정을 했을 때 1편에서 전쟁을 준비하는 단계, 2편에서 해전 약간과 기타 등등의 이야기, 3편에서 대규모 전쟁으로 마무리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2편은 한번 볼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보러가기로 결정하고 DVD를 이용해서 1편을 미리 감상을 했습니다.


시리즈로 2편의 내용을 모두 적어보려고 하니 아직 영화를 관람하지 않은 분들은 포스팅을 읽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의도하지 않은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거든요. (사실 삼국지 스토리인데 스포일러다 아니다 이런 것도 좀 웃기는군요.)




수많은 포스터 이미지 중에서 이 이미지를 사용한 이유는 단지 제가 보기에도 주유의 아내로 나온 소교가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별로 특별한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제 취향입니다.


사실 삼국지의 스토리를 주제로 찍은 영화는 삼국지를 꼭 봐줘야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입장에서 제가 삼국지를 읽기는 읽었느냐? 읽었습니다. 하지만 저도 인간이고 삼국지 매니아는 아닌 관계로 모든 인물들의 이름과 사건들을 100% 완벽하게 나만의 주관을 가지고 삼국지를 관람한다는 것은 조금 무리입니다.


삼국지 적벽대전의 주요 포인트롤 요약을 좀 해보고 시작을 하겠습니다. 전략적인 부분에서는 제갈량의 화살을 가져온 것과 화공을 통해서 몇배의 적들을 일거에 섬멸한 것이 대단한 작전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조에 대항해서 손권과 유비가 손을 잡고 싸웠다는 것. 사실 삼국지의 3국이라고 말할 수 있는 위촉오를 제대로 성립시키기 위한 첫 돌이랄까요. 여러모로 상당히 의미가 깊은 전투입니다.




생각보다 이 영화는 단순히 스케일만 큰 전쟁영화도 아니고 중국인들이 삼국지를 그릴 때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관우님이 짱이라능... 하악..." 이런 것도 없습니다. 문제는 삼국지를 최소한 한번정도 읽었는지의 지적 소양과 병법의 기본적인 부분을 조금 이해를 하고 있어야 조금은 더 재미있어 진다는 단점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치고박는 싸움이 끝이 아니라 기본적인 지적 소양이 있는 사람은 더 재밌는 그런 영화라는 사실이죠.

삼국지는 3개의 큰 세력이 있기 때문에 작가는 한 나라의 특정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고 글을 써내려갑니다. 적벽대전에서는 정확하게 이야기를 하기는 애매하지만 일단 조조는 아닌게 확실하고요. 제가 생각하는 주인공은 제갈공명이 아닌가 싶습니다. 약간 추가를 하자면 주유도 주인공에 포함이 되겠군요.



우선 1편... 거대한 전쟁의 시작을 보자면 누군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전쟁이 시작하기 전의 단계를 영화로 만들었다는 것은 한줄 요약으로 훌륭한 요약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조의 천하통일 야욕을 보여주면서 유비와 손권의 연합이 주된 내용입니다. 1편을 보신 분이라고 하더라도 2편을 보기 전에 다시 머리를 정리하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보시고 관람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비교적 다각적인 시각으로 삼국지를 풀어나가는데요. 조조만 제외됩니다. 개인적으로 나쁜 놈으로 등장하는 것이 조조라고 생각합니다. 백성을 생각하는 군주 유비와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서 자신의 능력에 대한 비관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는 손권. 사실 이 부분에서도 강동의 호랑이라는 별명을 가진 아버지의 이야기를 하는데 삼국지를 모르면 강동의 호랑이가 손견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적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손견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유명한 손자병법의 직계 후손이죠. 삼국지에서는 출중한 무장이자 권력에 욕심이 많은 인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의 유비는 백성들을 지키기 위해서 병사들을 희생할 수 있는 사람으로 등장합니다. 어떻게 보면 참된 군주라고 할 수 있겠군요. 거기에 지금까지 군사를 일으켜 치룬 전쟁에서 연전 연패... 이 부분은 초한지의 유방과 조금 닮은 부분도 있겠습니다.

 

조조의 경우는 황궁에 들어서는 장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승상... 지금으로 치면 총리에 해당이 되겠군요. 허수아비 황제를 자리에 올려놓고 권력의 핵심으로 야심찬 인물로 등장합니다. 이문열 삼국지가 조조에 입각한 삼국지였던가... 영화에서의 조조는 악당으로 등장한다는 것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손권은 위에서도 살짝 이야기를 했지만 아버지인 손견과 형인 손책과 스스로를 비교하면서 자신을 비하하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그러는 와중에 주유와의 사냥을 통해서 사령관으로는 부족하지만 지도자로는 적절한 손권을 만드는 계기를 만들게 됩니다. 사실 이 사냥도 의미하는 부분이 제법 있습니다. 2편에서 조조에게 화살을 쏘는 장면은 사냥을 하면서 주유와 손권이 이야기를 했던 것과 동일한 부분이 많습니다. 보신 분들은 한번 비교를 해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1편 자체는 스토리적인 부분에 대해서 특별히 언급할만한 것이 사실 거의 없습니다. 2편을 위한 포석에 불과하니까요. 지상전에 등장하는 수많은 엑스트라를 구경하면서 역시 중국은 대규모로 사람 끌어다가 쓰는데는 도가 텄구나... 이렇게 감탄하면서 영화를 관람하면 되는 수준입니다. 대신 인물적인 부분은 제법 섬세하게 의미를 부여하니 주요 출연진이 이야기를 하는 대사들은 하나씩 곱씹어 보시길 바랍니다.






이제 2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합시다. 2편은 본격적인 적벽대전을 위한 내용인데요. 삼국지에서는 제갈량이 제사를 지내서 바람의 방향을 바꾸었다는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오가곤 합니다. 오우삼 감독은 제갈량이 풍수지리에 능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풍향이 바뀐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라는 입장에서 영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또 한가지 이야기를 하자면 조조의 군대가 80만이 넘는 군대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삼국지를 제가 읽을 때에는 20만으로 본 것 같아서 조금 이상한 감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생각을 해보자면 예전 수나라나 당나라에서 100만 대군을 거닐고 고구려를 공격했을 때 실제로 식량이나 보급물자를 담당하는 군사들을 모두 생각하면 300~400만의 군대가 고구려를 향해 갔을 것이라는 내용이 오버랩 됩니다.


일단 배는 합성임에 틀림이 없는 사실일테고요. 이후 전쟁을 하는 부분에서 조조의 진영을 묘사한 부분도 있는데요. 사료적으로 조사를 해서 잘 묘사했다는 것에 동의를 하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진영이 그냥 대충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성이 되어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다른 삼국지와 관련된 게임을 하시면 느끼시겠지만 성에 들어가는 그런 전쟁에서 나오는 그런 성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사실을 아실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오래된 이야기라 약간 허구도 섞여있는 삼국지 소설의 문제도 있을테고요. 소설도 삼국지 연의와 다르게 작가마다 어떤 입장에서 삼국지를 이어나갔느냐가 조금씩 다릅니다. 물론 전쟁의 승리 요인과 패배 요인에 대한 입장도 조금씩 다릅니다. 이 영화는 오우삼이 그려나가는 삼국지라고 생각을 하시면 편안하게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자신이 알고있는 삼국지와 다르다고 박박 우기지 마시고 자신이 알고있는 삼국지와 비교를 하면서 그 차이점을 느껴보는 것입니다.


3편짜리 영화로 알고 있었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 나오니 2편짜리 영화입니다. 다만 영화를 보고나서 오우삼 감독이 삼국지의 다른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가능성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총체적으로 오우삼 감독은 자신만의 삼국지를 잘 만들었다고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비록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단지 공명과 주유가 전부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들을 제외하고도 삼국지에서 가장 중요하게 살펴봐야 하는 각 인물들의 내적인 요소까지 세밀하게 표현을 했다고 할 수 있겠군요. 대부분의 중국인이 관우님을 매우 좋아하는 것과는 다르게 개인적으로 오우삼 감독은 조운을 매우 좋아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생각보다 조운이 매우 사기적인 캐릭터로 등장을 하더군요.

손상향의 경우도 당찬 여자의 이미지와 함께 조조군의 진영에 첩자로 들어갔을 때 사귄 그 친구인 천랑장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우정 이야기도 묘사를 해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우삼 감독이 정녕 공을 들인 부분은 전쟁 부분도 있겠지만 바로 캐릭터를 제대로 묘사하기 위해서 애를 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끝으로 저도 금을 치면서 등장한 음악적인 부분과 주유의 검무는 어떤 이유로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이 있으시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인물적인 묘사에 이야기를 더 하고 싶지만 영화 2편 한번씩 보고 자세하게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좀 무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애초에 인물도 매우 많이 등장하는데다가 위에서 오우삼의 삼국지를 느껴보라고 적었지만 보는 사람의 삼국지로 재해석되기 마련입니다.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트랙백 달아주시는 것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