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There Will Be Blood' 모르면 스쳐지나가는 걸작

가우초 2008. 9. 15. 11:44


데어 윌 비 블러드와 같은 영화의 경우 대부분의 관객들과 호흥을 하기는 힘들다. 만렙이 10인 게임에 비유를 하자면 사람들의 평균 시점이 3~5정도가 된다면 이 영화의 경우 9~10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대단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게임의 경우도 갑자기 자신이 상대할 수 없는 몬스터가 등장하면 겁을 먹고 다른 몬스터에게 가기 마련이다. 영화의 경우도 별다를게 없다고 생각하는데 특별한 관심이 쏟아지지 못한 것은 그런 이유가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이 영화에서 가지고 있는 주제는 한가지나 두가지 정도로 간단명료하게 끝나는 것이 아니고 영화를 보고나서 뭔가 허무한 느낌도 지울 수 없을지도 모른다. 보통 후반까지 즐겁게 본 영화가 마무리를 잘 못하면 영 개운치 못한 그런 느낌도 있는데 솔직히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런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뭐라고 자세하게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영화의 엔딩 부분은 정말 깔끔하게 해결한 느낌을 받았다.

영화에서 복합적으로 다루고 있는 내용의 경우 아버지와 아들과의 관계, 석유업자와 지역 주민과의 관계, 주인공인 다니엘 플레인뷰와 일라이 선데이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영화를 볼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다니엘 플레인뷰와 일라이 선데이와의 관계에 무게를 두고 싶지만 영화 자체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게 되니 하나하나 간단하게 짚어보고 가도록 하겠다.

아버지와 아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볼 수 있을 것인가. 영화 초반에도 등장하고 마지막에도 언급을 하지만 다니엘의 친아들은 아니다. 처음 석유 시추를 하는 과정에 있어서 사망한 아저씨의 아들인 것이다. 여기서 약간 영화속 옥의 티를 보고 지나가자면 처음에 애기로 등장하는 아들의 머리는 틀림없이 금발을 하고 있지만 이후 등장하는 아들은 검은색 머리를 하고있다. 염색이라고 말을 할 수 있겠지만 그냥 단순하게 너의 엄마가 금발이었단다. 이렇게 설득력이 있는 말도 있는데 그냥 옥의 티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에 다니엘이 이야기를 하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특별히 가족과의 관계가 없었던 다니엘에게 아들은 중요한 가족적인 의미를 가진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실상 가족을 떠나서 금광을 찾는 일을 시작으로 가짜지만 아들을 가지게 되기 전까지 다니엘에게 가족이란 존재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동생을 사칭한 남성의 등장으로 가족에 대한 상처가 그만큼 크지 않았을까싶다.

석유업자와 지역주민과의 관계를 살펴보자면 따지고보면 석유업자 입장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돈을 최대한 주지 않아야 이득이 나는 것이 맞다. 처음에 코요테힐즈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때 익의 1/6을 제시하는 것으로 봤을 때 만약의 경우지만 석유가 나올경우 그 석유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실제 땅에 거주하던 사람들에게는 미비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반면에 지역적으로 농사조차 할 수 없는 땅에서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라도 그런 석유가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도 내심 이해는 된다. 결국 석유 사업을 하게 되면서 마을에 길을 내어준다거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모습이 나오기는 하지만 이 부분은 자세하게는 모르니 넘어가도록 하겠다.

가장 관심을 가지고 본 부분이기도 한 일라이와 다니엘과의 관계는 상당히 재미가 있다. 특히 일라이 선데이의 역할을 맡은 폴 다노가 처음에 땅의 정보를 알려주는 폴 선데이의 역할까지 맡아서 했는데 처음에는 그곳에서 정체가 들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가명을 밝힌 것인가? 하는 의문까지 들게 만들었었다. 중요한 것은 여기서 다니엘과 일라이의 명연기라고 할 수 있는데 둘 다 엄청난 실력의 연기를 보여준다. 물론 지금까지의 연륜이나 기본적인 재능에서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압도하는 면이 있지만 폴 다노의 연기도 상당히 대단했다. 영화 속에서 스토리상으로 서로 주거니 받거니하는 관계로 그려지는데 결국 승자는 다니엘이 거머쥐게 된다. 단순히 교회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제3계시 교회로 나오게 되는데 묘종의 사이비 종교가 아니었을까 싶다. 어쩌면 둘 다 자신이 바라는 목적에는 신념까지 팔아치울 수 있는 그런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서로 비슷한 캐릭터가 다른 종류를 이용하여 조우하면서 겪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그에 중점을 두고 영화를 볼 수 있겠다. (라이벌 구도와 비슷한 관점으로 보면 된다.)

데어 윌 비 블러드 영화 한편으로 미국 아카데미에서만 남우주연상과 촬영상을 거머쥐는 영광을 가지게 되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경우 워낙 명연기를 보여주는 배우이기 때문에 말이 필요없다고 하지만 사람들이 묘하게 그냥 지나치는 부분이 바로 이런 상을 수상했다는 것이다. 정말 말하고 싶은건 상은 그냥 받는게 아니다. 영화에서 그만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비록 접하기 쉬운 영화는 아니라고 할지라도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는 걸작이니 한번 감상을 하고 자신의 평을 적어보고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차! 하고 지나가면서 추가하는 부분

원래 제목에서도 드러나지만 Blood에 대해서 적어보고자 했었다. 그냥 평범하게 생각을 하더라도 여기서의 피는 석유, 다니엘이 동생과 일라이를 죽인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피 정도로 생각을 할 수 있다. 여기서 피를 이외의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있는 분이 있다면 정말 존경스럽다. 석유를 의미하는 피일 가능성이 가장 농후한데 마지막에 밴디 땅의 피를 마신다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등장하면서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동생을 사칭하는 사람과 일라이를 죽인 것도 본연의 피라는 의미에서 괜찮습니다. 이유를 말하는 것에 있어서 약간 애매하기는 하지만 본연의 피를 보여주기 위해서 마지막에 일라이를 죽였다고 말하는 것도 나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