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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상식으로 결말을 알 수 있는 'D-13'

원제 : Thirteen days

그냥 왠만한 상식으로 알고있을 소련이 쿠바에 핵미사일 기지를 건설할 당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JFK에 출연했던 케빈 코스트너가 출연한다. 영화 도입부에는 케네디의 역할을 살짝 감추려는 의도에선지 신문으로 한참 얼굴을 가리다가 보여주는 모습이 나오는데 어차피 포스터에 얼굴 다 나오는데 무슨 의도로 저렇게 제작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영화의 포스터만 본다면 전쟁 영화가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길지도 모르지만 이 영화는 엄연히 정치적인 내용을 다루고있는 영화다. 실제로 쿠바에 핵미사일 기지가 걸설되려다가 철수했을 때 전투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있지 않은가.

영화는 제목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쿠바에 미사일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부터 13일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보통 이런 영화가 제작이 되면 전쟁 영화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미국에서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에 역시 미국의 입장이 많이 반영이 된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전적으로 백악관의 일만 그것도 보자관인 케네스 오도넬을 기준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일방적으로 한쪽의 입장만을 전달하는 영화의 경우 해당되는 사건에 대해서 반대되는 세력에게 크게 환영받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 영화의 경우 의외로 쿠바에서 나름 흥행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보통 이런 영화의 주제를 북한에서 핵실험에 관한 이야기를 6자 회담을 통해 해결되는 영화를 만들었다고 치자. 나중에 이런 영화가 만들어져 북한에서 개봉이 되었다면 의외로 북한에서는 우리가 미국이랑 한판 해봤어 이러는 영화로 흥행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비록 결과를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봐야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찾지를 못하겠다. 영화 속 내용에서 왜곡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영화속 인물들의 연기로는 특별히 이 영화에서 긴장감을 만들어주지 못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 역할을 맡은 배우는 캐네디와 좀 닮기는 했지만 보면 볼수록 영 아닌데 하는 느낌이 솟구친다.

이 영화의 단점은 무려 13일이나 되는 시간을 들였다는 것이다. 어차피 내용을 왜곡할 것이었다면 중간을 잘라내고 더 짧은 시간에만 공을 들여서 긴장감이 늘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나름 거대한 스케일의 이 영화에서 죽는 사람은 단지 1명 뿐이다. 최고의 긴장감을 느끼게 해준 장면은 저공 비행을 통해서 미사일을 사진으로 찍어서 귀환하는 장면과 U2를 타고 높은 상공에서 사진을 찍다가 미사일을 피하는 장면이다. 물론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죽은 사람은 U2와 함께 전소한다.

만약 이 영화에서 회의를 하는 사람들이 서로 의견이 제대로 뭉쳐지지 않는 그런 상황이었다면 어떠할까? 나름 내분이라고 규정하면 그렇게 말을 할 수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대통령이 겁쟁이로 보이는 군 장성들의 도발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영화에서 군 장성들에게 제대로 주도권을 잡아가는 시기는 소련 선박을 향해서 공포탄을 발포했을 때이다.

이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정말 볼 가치가 없는 것이냐라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이 영화가 볼 가치가 있는 영화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볼만한 가치는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영화에서 특별한 장점을 내세우지 못하겠다는 점이다. 냉전시대 소련이 망하기 전까지 긴장이 오가던 미국과의 관계를 다시 느껴볼 수 있겠다. 그리고 의외로 작은 부분에서 흥미로운 장면들을 볼 수 있는데 FBI가 이미 소련 KGB의 최고 직위 스파이를 알고 있다는 점과 전쟁을 앞두고 소련 대사관에서 문서들을 소각하는 장면이다. UN 회의나 이런 부분에 흥미를 두고 본다면 재미가 있을 수 있다.

정치 영화라고 말 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개판 정치와는 애초에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을 이미 보여주는 영화이기 때문인지 별로 정치적인 성향을 깊게 보여주는 느낌은 없었다. 단지 마지막 협상이 완료되고 재선은 따논 당상이라는 대사에서 이 영화가 정치영화였구나 하는 것을 머리 속에 다시 떠올리게 해준다.

다만 이 영화를 보게된다면 중간 중간 나오는 사람들의 이름이나 사건들을 알아가면서 보게 된다면 공부가 될 수 있으니 DVD를 빌려서 집에서 틀어놓고 검색을 하면서 보면 공부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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