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웨스 앤더슨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기분이 드네요.

그 동안 영화를 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고, 종종 보더라도 블로그에 후기를 남길만한 영화가 아니었거나,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사실 자체를 잊고 지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본 영화입니다. 그럴싸하게 트레일러를 틀어주면서 광고를 했던 영화도 아니었고(적어도 제가 접할 수 있는 매체의 한계에서는 그랬습니다), 그냥 주변에서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굉장히 호평을 하기에 어떠한 검색도 없이 그대로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굉장히 인상이 깊어서 머리 속에서 잊혀지기 전에 리뷰를 남겨야 한다는 사명감이 들어서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일단 영화를 보면서 크게 인상이 깊었던 부분은 이 이야기 자체는 계속해서 건너 듣는 내용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그 과정은 마지막 부분을 제외하면 사실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크린에서 보여주는 빈도가 낮습니다. 엔딩 즈음에서 기억이 나서 '아, 이 이야기는 여기에서 시작한 것이었지...' 하는 것이 생각날 정도였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이야기를 하면서 도대체 몇 차례 정도 들어간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니 약 4회 정도 들어간 이야기가 메인 스토리였습니다. 아니, 감독과 관람객까지 포함하면 6차례가 되어버릴 수 있겠군요. 영화를 보다보면 종종 나오기도 하는 기법이기는 하지만, 마지막에 다시 환기시켜서 그런지 재미가 있었던 부분입니다.


영화 자체는 굉장히 희극적인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별 생각없이 보더라도 큰 상관은 없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나서 느끼는 점은 감독의 수준은 이보다 더 높아보이는데, 그래서 그가 과연 영화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그런 의도 자체가 없을 수 있습니다만, 스스로의 한계를 느꼈다고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최근에는 별로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영화를 보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뭔가 영화를 보고나서 깔끔하지는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시대가 변화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무엇이 되더라도 제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그것 이상의 것이 있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네요. 영화는 좋지만, 그냥 제 능력의 한계인 것 같습니다.


보기 드물게 추천을 해주고 싶은 영화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적는 글들을 지나치게 분석적으로 들어가면서, 스토리를 스포일러를 해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았던지라, 개봉 중이기도 해서 간략하게만 적어보았습니다.


p.s.

엔딩 크레딧 마지막 부분에 우측 하단에 나오는 아주 작은 애니메이션이 정말 귀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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