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오랫만에 티스토리에 포스팅을 하면서, 영화를 빼놓을 수는 없었다.
영화관을 아주 꾸준히는 아니지만 계속적으로 다니면서 영화는 보고 있었는데, 마땅히 글을 쓸만큼 매력적인 작품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실망만 안겨줬던 작품들이 괜찮았던 작품들보다 많아서... 뭐라 표현을 하기 어려웠다.
최근 두세작품을 글로 옮겨야지는 마음먹고 있으나, 아직 어찌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뭐 사담은 여기까지 하고 구정연휴에 쏟아지는 눈발과 함께 본 영화. 밀레니엄을 우선 먼저 언급해보려고 한다.
출퇴근길 버스정류장 광고판을 볼때부터 저 영화만큼은 꼭 영화관에서 보리라 다짐했던 작품. 밀레니엄.
여전히 미스테리와 추리소설을 읽어제끼고 있는 탓이기도 하지만, 묘한 부조화를 내는 느낌의 포스터에서 무언가 강렬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부러 스포일러성 글들을 멀리하고, 그 사람많은 구정연휴 8시라는 황금시간에 영화관 맨 뒷자리 복도 좌석을 차지하고 앉아 보게 되었으니.. 적어도 나 한사람에게는 그 광고가 제 몫을 단단히 한 것은 틀림없다.
부패한 재벌을 폭로한 기사를 쓰고 소송에서도 결국 패하게 된 남자주인공 미카엘은 또 다른 재벌인 헨리크에게 자신의 손녀 사건을 조사해 달라는 청탁을 받게 된다. 그에관한 대가로 약속된 것은 그가 속한 '밀레니엄' 사의 생존과 그가 처음 폭로한 재벌에 대한 자료. 그리고 조사를 진행하던 그는 혼자 하기에 벅참을 느끼고 자신을 뒷조사했던 천재 해커 리스베트를 소개받아 40년전 사건을 추적해 나간다.
..사회적으로는 뭐든지 서투른 천재 해커와 집요하고 끈질긴 기자와의 만남이 처음에는 그다지 매칭되지 못했다. 가끔 알 수 없는 장면들을 보여주고, 마지막 20분은 순식간에 진행되는 사건들 때문에 잠시 멍하니 있다가는 후반에 넋을 놓게 만들 수도 있다는 아쉬움을 남겨주긴 하지만, 원작 소설에 대한 흥미를 충분히 끌어낼 만큼 매력적인 점도 많은 영화였다.
특히 여자주인공 리스베트에 관한 강렬한 인상은 영화를 보고 나와서 휘날리는 눈발을 마주하며 걸어오는 내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을 정도였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다니엘 크레이그는... 007의 이미지를 벗어나 에어리언 vs. 카우보이 라는 황당한 설정을 보여주더니,
아예 그런 전사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되려 허점 많은(?) 집요한 기자로서의 모습으로 탈바꿈 했다. ... 연기자 다니엘 크레이그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기뻤다고 해야하나... 마초적인 이미지를 벗었다고 해야하나... 다만 루니 마라의 인상이 강렬해서 좀 묻혀버린듯한 느낌이 있어 아쉽기도 하달까.
원작 소설에 대한 욕심이 생기고는 있지만, 원작자가 10부작 장편을 완성하지 못하고 3부작에서 절명한 것을 안 뒤로 실망할까봐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아랑곳 없이 읽을까 고민중이기도 한데, 영화 열풍이 좀 식으면 시도해보려고 한다.
P.S1) ...이번 영화의 강렬한 장면들은 여러장면을 꼽을 수 있지만, 대사는 오로지 이 하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May I kill him?"
이 한마디로 리스베트에 대한 이미지가 굳어버리긴 했지만, 이 짧은 문장 만큼 그녀의 캐릭터에 대해 모조리 보여주는 대사도 없을 듯 하다.
P.S2) 네이버에 밀레니엄을 치니, 22일 개봉하는 스웨덴 원작 2부에 대한 광고가 뜨는데, 이거 고민된다.
P.S3) 다음에는 초안부터 쓰고 글 써야겠다. 오랫만에 바로 쓰려니 글이 뒤죽박죽인 듯한 느낌이 강하다. 대체 문장 하나 쓰는데 몇번을 뜯어고친건지 모르겠다 -_-; 그런데도 하나같이 마음에 안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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