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will be blood - 누구의 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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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을 찾아서 부자가 되는 꿈을 가지고
빈털털이로 무엇 하나 가지지못하고
가끔 땅에서 나오는 은으로 입에 풀칠을 하던 남자

그는 어느날 금을 발견한다

금보다 더 좋은 검은 금

석유였다



Oil 이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곤하나
국내에선 번역이 없어서 안타깝게도 원작 자체는 볼수가 없었다


이미 다른 두명이 영화에 대해 글을 쓰고나서 꽤나 늦은 시점이지만
어쨌든 지극히 개인적 생각이 듬뿍 담긴 글을 한번 적어보고자한다


영화 소개글이 아닌 감상평입니다
따라서 영화의 스포일러는 당연히 나와있으니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1. 3명의 등장인물 그리고 피


영화의 주축이 되는건 당연히
다니엘이다

그리고 그런 다니엘에게 있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애정을 줄수있던 존재였던 아들 HW


여기에 또 한명
다니엘과 대립하게되는 일라이

이 세명의 영화라고 볼수있다

영화의 제목에도 나와있는 블러드 즉 피라는건
땅속을 피처럼 타고흐르는(뭐 정확히는 고여있지만) 석유를 이야기할수도있다고 보지만

개인적으론 다니엘의 손안에 놀아나는 사람들의 피

우리가 쓰는 표현으로 보자면
'고혈착취'당하는 사람들의 피랄까

그런 의미도 역시나 내포하고있는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사람들에겐 언제나 '가족사업'을 내세우며
자신의 사업이 모범적이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
강조하는 장면은 흡사 최근의 기업들이

내거는 소비자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그런 캐치프레이즈랑 비슷하다


2.HW - 1


초반 아들의 모습은
사람들앞에선 보기좋게 꾸며둔 선전용 인형 같이 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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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HW와 다니엘은 나름의 각별한 부자관계의 애정이 존재했다
다니엘에게 있어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을수있는 존재


그런 HW와 다니엘의 사이가 변화하는 사건이 터지게된다


시추공에서 기름이 솟아오르며 그 여파로 옆에서 놀던 HW가 다치게된다

처음엔 아들을 허둥지둥하며 데리고나왔던 다니엘은
이내 아들을 한쪽 구석에 데려다놓고선
자신을 잡는 아들의 손을 뿌리치고

마치 거대한 괴물과 같이 검은 피를 뿌리는 시추공을 향해 달려간다

다니엘에게 있어 간절히 원했던
'대박'을 잡게되는 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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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인생의 한부분인 HW와의 사이에 벽이 생기는 순간과 교차한다는건 꽤나 아이러니하다

이후 다니엘은 사건의 후유증으로 귀가 잘 들리지않게된다



3. 일라이 - 1


한편 척박하고 사람도 별로 없던 이 곳의 정신적 지주로서
교회를 운영해나가는 일라이는 바로 다니엘에게

기름이 묻혀있는 땅을 가르쳐주고 돈을 받는 거래를 한 폴의 동생이었다

그는 다니엘이 이 곳에서 계약을 하려는 것에 대해서
자세히는 몰라도 어렴풋이 알고있었고

그걸로 다니엘과 거래를 하려했다

그리고 시추공이 처음으로 생기는 날

자신을 사람들앞에서 소개시켜주며 축성하게 해달라고했다

허나 다니엘은 그걸 거절한다


다니엘이 본 일라이는 신의 말을 전하는게 아닌
신의 이름을 사칭하며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말과 자신이 행하는 행동이
신이 강림해서 직접적으로 하시는듯 사람을 속이는 거짓선지자였다


HW가 다친후 일라이가 자신이 교회증축을 위해 약속받은
돈을 못받았다는걸 항의하러 왔다가

다니엘에게 두들겨맞는다

니가 믿는 신은 어째서 내 아들의 병을 고쳐주지않느냐고


적어도 여기서 본 일라이는
다니엘에게 있어선 그저 얼간이에 지나지않았다


이후 다니엘이 일라이와 다시 마주치게되는건
송유관문제로 인해 매입해야할 땅에 문제가 생기면서부터다

땅의 주인인 노인은
자신의 땅을 파는 조건으로 교회를 다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다니엘은 일라이의 교회로 가서 일라이와 다시 대립한다


신의 이름과 행동을 사칭하며 과거 자신이 다니엘에게 받았던 수모를
마을의 많은 교인들이 보는 앞에서 풀어내는 일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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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의 일라이는 다니엘처럼 많은 돈이라는 힘을 가진 인물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정신을 휘어잡는 또 다른 권력자로서

다니엘과 동등한 위치에 서있다

이후 일라이는 선교활동을 위해 잠시 떠난다


4.HW - 2


이제는 과거의 남루한 옷을 입은 금광을 찾아해매는 모습

아니 사람들에게 석유시추에 대한 유창한 설명을 하던 그 모습조차 찾아볼수없는
거대한 부를 지닌 다니엘

그에게 있어 사람 대 사람으로 마음을 털어놓고 말할수있고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길수있는
유일한 존재는 바로 HW였다

빈몸으로 일확천금을 노리고 집을 나섰고

어느날 불쑥 나타나서 자신의 이복동생이라고 말하던 남자도 한때 있었지만

곧 거짓말임이 밝혀지고
그가 마음을 터놓을 곳은 더더욱 좁아졌다


그리고 장성한 HW가 돌아온다

자신이 일생을 걸쳐 만들어놓은 거대한 유산

그것을 자신을 대신해서 잘 지켜나갈거라고 생각했던 HW는

다니엘에게 자신은 아버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갈것이라고 말한다


다니엘의 인생을 돌이켜보면
힘들고 어려운 시절이 있었지만

그는 그 어디에도 굴복하지않았다
자신만의 확고한 길을 가지고 걸었으며

그런 확고한 길앞에 그를 가로막던 대부분의 적은 주저앉아버렸다


그렇기에 자신이 닦아온 길에 대해서도
흔들림이 없었던 다니엘에게 HW는 큰 파문을 던진다

끝내 HW에게 친자식이 아니라고까지 말하며 폭언을 하지만

결국 다니엘은 HW를 이기지못한다


다니엘의 인생에 있어 유일하게 다니엘을 이긴 HW


마지막에 서슴없는 폭언을 하지만
다니엘이 HW에게 보여주었던건 분명 애정이었다


이야기 초반에도 그랬으며
거대 석유재벌과의 이야기 도중 나온
HW의 이야기에 발끈하는 모습도 그랬고

자신의 품을 벗어나는 HW에게 폭언을 하고나서
앉아있던 그 모습에서도

사람들을 구슬리고 피를 빨아먹기에
쉽사리 믿지않던 그에게 있어 HW의 존재가 얼마나 큰지를 알수있다

그리고 이야기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일라이가 나타난다


5.일라이 - 2


말쑥한 모습으로
술에 쩔어있는 다니엘에게

당신의 친구 라며 나타난 일라이는

초반의 웃는 모습과는 달리

다니엘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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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은 아마도 직감적으로 그가 이 이야기를 꺼낸 순간
일라이의 사정을 대략적으로 알았으리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가짜 이복동생을 알았던것처럼말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찾아온 이 복수의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한다

다니엘에게 다니엘이 믿는 신을 부정하라고 말하면서

다니엘의 예상대로 쉽게 일라이는 신을 부정했고

이후 다니엘은 일라이에게 모든 걸 말해준다

자신이 이 곳의 모든 피를 이미 다 빨아냈음을


서로가 발판으로 하고있는게 부와 정신이라는 면에서 다르지만

어쨌거나 그들은 본질적 면에서는

똑같이 타인의 피를 빨아서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그리고 결국 다니엘은 그런 일라이의 피까지
남김없이 모조리 빨아냈다


그리고 HW를 잃은 슬픔과 일라이를 보면서 느끼는
자기혐오의 감정이 극도로 치달으며


다니엘은 일라이를 몰아가고 결국은 볼링핀으로 일라이의 머리를 후려치고

바닥에 쓰러진 일라이가 피를 흘리며 죽음으로 인해 영화는 끝이 난다


6.고전 소설의 성공적 영화화

 

한때 헐리우드에선 고전 소설의 영화화가 나름대로 붐을 이룬적이 있었다

시비스킷이나 이탈리안 잡같은


허나 기대만큼의 반응은 얻어내지못했는지

이내 가라앉고 다시 블럭버스터들이 대세를 이뤘는데

이 영화를 보고있으면 고전 소설 영화화에 있어

정말 성공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배우들의 멋진 연기와
조금은 난해해보이는 소재같기도하지만

똑같이 영화를 보는 사람으로서
어렵다는건 글로써 표현하기가 어렵다는거지

두리뭉실한 말로 표현하기는 힘들어도 받는 느낌 자체는
비슷하게 받을수있지않을까라고 생각한다




◎ 잡 담


사실은 쓰기싫었습니다(...)
조낸 쓰기싫었습니다(...)

머릿속으론 대강 정리해둔터라
스스로도 이미 글을 썼다고 착각하고있었을 정도였거든요


어쨌거나 3인 3색의 메인으로 이걸 정한것도 본인이었기에
안쓸수도 없고해서 사실은 며칠전에 글을 적었습니다

하 . 지 . 만

다 쓰고나서 대강 정리하며 이미지를 올리던 와중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터진겁니다


What the..


뭐 그래도 괜찮겠지

여기엔 얼음집처럼 임시저장이 있다구!


라고 생각하면서 임시저장을 열어보니 놀랍게도

올리고있던 이미지랑 장문의 글의 첫문장만 남겨둔채 모조리 사라져버린겁니다(...)


그래서 실의에 빠진 상태에서
전화와서 안쓰냐고 닥달하지(...)

어쨌거나 화두를 꺼낸것도 저고
실의에 빠졌다지만 두명이 힘들게 쓴 글을 없애는것보단
한명이 뺑이 좀 더 까는게 맞기에

결국 적긴했습니다만

초반에 적었다가 날려먹은 글이랑은 구성도 그렇고

느낌이 전혀 다른 글이 되어버렸네요


뭐 한숨 돌린듯하지만

싸질러둔게 있어서 다음주도 고생 좀 할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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